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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바이유어네임은 인디영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노래상 4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되었다. 올리버에게 마음을 뺏긴 엘리오에게 사랑과 동시에 이별이 찾아오며 성장통을 겪는 이야기이다. 청춘의 아픔과 성장을 다룬 영화이다.

올리버에게 마음을 뺏긴 엘리오

17세의 엘리오는 이탈리아 근교 한 별장에서 따분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마침 역사학자인 아버지의 연구 보조로 미국에서 올리버란 사람이 찾아왔고 그에게 자기 방을 내어준다. 하지만 피곤함이 풀리지 않았던 올리버는 이튿날이 되어서야 가족들과 식사에 함께 한다. 그제야 올리버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된 엘리오가 그에게 마을을 소개해 주기로 한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는 올리버를 보며 엘리오는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처음 본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언제나 활달한 모습의 그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그를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지만 갑자기 다가와 스킨십을 하는 올리버가 당황스럽기만 하다. 너무나 자유분방하고 자기를 꿰뚫어 보는 듯한 태도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하루 종일 그를 관찰하게 된 엘리오는 올리버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기분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엘리오의 여자친구 마르치아와 춤을 추는 올리버를 발견하고 묘한 질투심까지 느낀다. 결국 마르치아와 함께 밤을 보내며 나름의 소소한 복수를 한다. 올리버가 질투하길 바라며 아버지에게 마르치아와의 일을 털어보지만 그는 관심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억울하게도 자신의 모든 기분은 그의 행동과 표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기분을 알리 없던 올리버는 여전히 제멋대로 행동하고 엘리오는 먼발치에서 그를 바라보기만 한다.

사랑과 동시에 이별이 찾아오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엘리오는 들려오는 사랑노래나 소설의 글귀 등 어느 하나 와닿지 않는 게 없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에게 고백하기로 한다. 엘리오의 고백에 잠시 당황한 올리버는 혹시 그가 상처를 받게 되지 않을까 조심히 대한다. 또 부끄러워할 그를 편하게 대해주며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려는 엘리오를 적당히 밀어내려고도 한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엘리오에게 마음이 가는 건 올리버도 마찬가지였다. 긴 외출에 나선 올리버는 그날 밤 새벽에 들어오고 아들을 유심히 지켜본 엄마는 이미 이들의 변화를 감지했다. 혹시나 자신의 고백이 좋았던 관계를 망가뜨린 건 아닌지 한참을 고민하던 엘리오가 또다시 마르치아를 찾아간다. 평소 그랬듯 마르치아와 데이트를 하고 자신의 마음이 바뀔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하지만 다시 집에 돌아오자마자 올리버를 신경 쓰기 시작하고 참지 못해 그에게 쪽지를 남긴다. 이튿날 자정에 만나자는 올리버의 답장을 받고 그는 기쁨에 날뛴다. 자정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엘리오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긴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기로 한다. 마르치아와 함께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시계를 보고 특별한 손님을 맞이해 피아노 연주를 하는 동안에도 시계를 쳐다본다. 사실 마음이 먼저 흔들렸던 것은 올리버가 먼저였다. 자신의 스킨십을 불쾌하게 피하는 엘리오를 멀리했던 그는 엘리오의 심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사회적인 시선을 신경 쓰느라 본인의 감정을 억제했을 뿐이었다. 그 둘은 그날 밤 뜨거운 햇살처럼 빛나고 달콤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올리버에겐 동시에 죄책감도 밀려왔다. 그날 이후 엘리오에겐 모든 하루하루가 올리버와 함께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계절처럼 이별할 시간도 다가온다.

청춘의 아픔과 성장을 다룬 영화

이해심 많은 부모님의 제안으로 엘리오는 연구를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게 된 올리버와 동행할 수 있게 된다. 모처럼 둘만의 꿈같은 시간은 이별 앞에 더욱더 소중해진다. 밤새 술에 취해 낭만적인 영화도 찍으며 평생 가슴에 새겨질 마지막 밤을 보낸다. 결국 아무런 기약도 하지 못한 채 눈인사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진다. 이후 돌아오는 길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엘리오에게 마르치아가 다가가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또 그 누구보다 그의 심경을 깊이 헤아리던 아버지의 훌륭한 조언들은 특별한 이별의 고통이 시작되는 엘리오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강렬하고 특별했던 여름은 그렇게 지나버리고 겨울이 되었을 때 잊고 지내던 올리버에게 한통의 전화가 온다. 결혼을 하게 되었다던 그의 소식을 듣고 엘리오는 다시 여름에 이별하던 그때의 아픔을 또 느끼게 된다. 엘리오는 벽난로를 바라본 채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마음의 열기를 느끼며 영화는 막이 내린다. 영화에서 주인공 올리버와 엘리오가 서로에게 빠져들며 감정을 표현해 가는 과정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대사 길이들은 짧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와 감성을 담아냈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순수한 첫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성장하게 되는 이들을 보며 사랑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다.